이전에 운동인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근육 지식에 대한 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근성장의 두가지 방향인 근비대와 근력강화에 대해 알아보자.
근비대는 근육의 부피(volume)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하며 바디빌딩의 주요 목표가 된다. 반면 근력강화는 근육의 힘(strength)을 증가시키는 것을 말하며 파워리프트나 역도 등의 주요 목표가 된다. 쉽게 말해서 근비대와 근력강화는 몸집이 우람해질 것인가 아니면 힘이 세질 것인가의 문제라고 보면 된다. 근육 관점에서 두 가지 근성장의 특징과 차이를 살펴보고 이 근성장을 위해 어떻게 운동해야 되는지 알아보자.
쓰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번 글에서는 일단 근비대와 근력강화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인 지식을 다루도록 하고 다음 글에서 본격적으로 근비대와 근력강화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니까 재미가 없더라도 반드시 이해하도록 하자.
1. 근육의 구조
운동을 하는데 필요한 근육은 뼈에 붙어 있는 골격근인데 근비대와 근력강화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이 골격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된다. 근성장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만 이야기해보자.
골격근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지만 최대한 단순하게 이해하면 이런 식으로 구조가 이루어진다.
근원섬유 => 근섬유 => 근속(근육다발) => 골격근
즉, 근육의 힘을 생성하는 최소단위는 근원섬유이며 근원섬유의 다발이 근섬유를 형성하고 근섬유의 다발이 근속을 형성하고 근속의 다발이 골격근을 형성하며 이 골격근은 힘줄(건, tendon)에 의해 뼈에 부착되어 있다. 위 그림에서 붉은 사각형으로 표시한 근섬유의 구조를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그림이 좀 복잡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근원섬유( = 근원세사)와 근형질만 알면 된다. 이 근원섬유와 근형질이 바로 근성장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근형질은 근원섬유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근섬유 내의 액상 물질로 단백질, 미네랄, 글리코겐, 지방 등의 영양소와 미토콘드리아와 마이오글로빈 등의 세포 소기관을 포함하고 있다.
2. 지근과 속근
앞서 살펴본 골격근은 크게 지근(Slow muscle)과 속근(Fast muscle)으로 나뉘며 속근(Fast muscle)은 다시 a형 속근(Type Ⅱ a)과 b형 속근(Type Ⅱ b) 두가지로 세분한다. 이 지근과 속근은 앞서 말한 근원섬유의 근형질의 속성에 차이가 있다.
지근은 산소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그래서 지근의 근형질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모세혈관과 마이오글로빈 및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마이오글로빈 때문에 붉게 보인다. 그래서 지근을 적근(red muscle)이라고 하고 반대로 마이오글로빈이 적은 속근을 백근(white muscle)이라고 한다. 지근에서 발생하는 산소호흡은 에너지 효율이 좋은 대신 에너지 생성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지근은 순간적으로 큰 힘을 요구하는 운동보다는 느리고 지속적인 운동을 수행하는데 적합하며 이렇게 지근이 주로 개입하는 운동을 유산소운동이라고 한다. 지근은 큰 힘을 감당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근섬유 직경이 얇다.
속근은 지근과 달리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젖산호흡( = 젖산발효)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고강도 운동을 하고 나면 근육 내에 젖산이 축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젖산발효는 효율은 낮지만 에너지 생성속도가 산소호흡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큰 힘을 요하는 운동을 수행하는데 적합하다. 그래서 속근의 근형질에는 혈관과 미토콘드리아 및 마이오글로빈이 적은 대신 젖산발효에 바로 사용될 수 있는 포도당 및 포도당 결합체인 글리코겐이 상당히 풍부하다. 이 속근이 주로 개입하는 운동을 무산소운동이라고 한다. 속근은 큰 힘을 감당하기 위해 굵은 근섬유 직경을 갖고 있으며 운동을 하게 되면 직경이 더 굵어진다.
b형 속근은 마이오글로빈과 미토콘드리아가 거의 없고 근섬유가 굵어서 순간적으로 아주 큰 힘을 발휘하는데 사용된다. 반면 a형 속근은 상대적으로 마이오글로빈과 미토콘드리아가 풍부해서 적당한 힘(대략 지근과 b형 속근의 중간 수준)을 발휘하는데 활용된다. 그래서 종종 a형 속근을 중간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예시 차원에서 달리기를 할 때 근육의 사용 양상을 살펴보자. 적당한 속도로 10키로 이상의 장거리를 달리는 경우는 지근이 주로 활용된다. 5키로 이내의 중장거리를 약간 빠른 속도로 달릴 경우에는 지근과 a형 속근을 같이 활용한다. 그리고 전력으로 100미터 200미터와 같은 단거리를 달릴 때는 a형 속근과 b형 속근이 같이 활용된다.
복근, 종아리, 아래 팔뚝(전완)의 근육이 주로 지근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허벅지나 위 팔뚝(상완), 가슴 등의 근육은 속근의 비율이 높다. 한편 광배근이나 기립근 등의 등쪽 근육은 지근과 속근의 비율이 비슷하다. 또 지근과 속근의 비율은 사람마다 다른데 이 비율은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그래서 마라톤에 적합한 사람과 역도를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으며 이는 타고난 지근과 속근의 비율에 의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지근과 속근의 특성에 대해 표로 간략하게 요약해 보았다.
재미없는 이야기를 읽느라 고생했다. 아래에 있는 다음 글에서 본격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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