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젊은 시절 몸을 혹사하는 운동 선수는 일반인보다 오래 살까?

파죨리 2024. 10. 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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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선수들, 특히 프로팀의 주전급 운동 선수들은 보통 10대 초반에 선수 생활을 시작해서 은퇴하기 전까지  20년~30년 동안 계속 훈련을 하고 몸관리를 한다. 운동 선수의 건강에 대해서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하나는 젊은 시절에 훈련을 열심히 하고 식단도 조절하는 등 철저하게 몸관리를 했으니까 나이 들어서도 건강할 것이라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젊을 때 몸을 지나치게 혹사하기 때문에 나이 들면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고생을 할거라는 관점이다. 혹자는  '에너지 총량의 법칙'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그럴듯한 주장을 하기도 한다. 사람이 평생 쓸 에너지는 정해져 있는데 젊은 시절에 이걸 다 써버리면 나이 들어서 에너지 부족으로 고생할 거라는 주장이다.  

몸관리의 대명사 미국의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


그래서 운동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오래 살까 아니면 더 일찍 죽을까?

1.  운동선수들의 수명 

각종 연구결과에서 공통적으로 내린 결론은 '운동선수들이 더 오래 산다'이다.  다만 운동 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다.  2021년 영국 스포츠 의약저널(BJSM)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1912년과 2012년 사이 하계/동계 올림픽에 한 번 이상 참가한 8124명의 미국 선수 중에 조사 당시까지 사망한 239명의 수명을 조사한 결과, 사망 당시 선수들은 해당 시기 일반인의 평균 수명에 비해 5.1년을 더 오래 살았다.  

 

BJSM 논문

또 2021년 항노화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는 ILC(International Longevity Center)에서 1840년 이후 출생한 영국의 엘리트 선수 출신들이 일반인보다 얼마나 오래 사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대체로 선수들이 사망 당시 영국인의 평균 수명에 비해 10% 이상 오래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ILC 논문

이 외에 다른 연구에서도 모두 운동선수들이 일반인보다 수명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 연구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마라톤 선수들을 45년간 추적 연구해서 사망자들의 수명을 조사했는데 이들은 일반인보다 평균 5~19년 더 오래 살았으며 평균 수명은 86세였다. 

논문의 내용을 종합하보면 운동선수들이 오래 사는 이유는 규칙적인 훈련을 통해 심폐기능과 근골격계를 발달시키고 일반인에 비해 비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등 성인병이 걸릴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 신체 외적인 측면에서도 운동 선수들은 사회적인 명성과 경제적인 여유 덕분에 일반인보다 쉽게 의료 관리를 받을 수 있고 또 범죄나 사고와 같은 위험 요소도 적다.  고강도 운동이 관절이나 인대 등을 손상시킨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큰 부상을 입거나 무리한 출전으로 혹사를 당하지 않는 한 운동선수들의 관절이나 인대 역시 일반인에 비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 건강에는 라켓 스포츠가 가장 좋다 

특히 여러 운동 중에 라켓을 이용한 스포츠가 수명 연장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02년 미국의 의학저널인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스포츠를 즐기는 27만명의 미국인 중에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스쿼시 등의 라켓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의 수명이 가장 길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앞서 언급한 ILC 논문에서도 라켓 스포츠 선수들이 가장 오래 살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JAMA Network Open 논문

전문가들에 의하면 라켓 스포츠가 수명에 도움이 되는 이유에 대해 여러 운동요소가 골고루 포함된 복합 스포츠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라켓 스포츠는 근력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균형성 민첩성 등 다양한 운동능력을 필요로 하고 전신의 모든 근육을 활용하기 때문에 한두가지 운동능력에 촛점을 맞춘 운동보다 좀더 균형잡힌 신체 발달을 도모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라켓 스포츠는 뇌 발달에도 도움이 되는데,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대니얼 에이먼(Daniel G. Amen)는 라켓을 활용하는 기술을 익히고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과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두뇌활동이 필수이며 이 과정에서 뇌가 활성화된다고 하였다. 

3. 모든 운동이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키는 운동도 있다. 대표적인 운동이 복싱을 비롯해서 신체에 큰 충격을 주고 받는 격투기인데, 전술한 ILC의 논문에 의하면 복싱선수들의 수명은 일반인보다 25% 짧았다.  또 바디빌딩이나 파워 리프팅,  프로 레슬링 같은 운동선수들도 일반인보다 수명이 짧은데 이들은 근육강화제를 비롯한 각종 약물을 복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격투기는 아니지만 격투기 수준으로 신체에 충격을 많이 받는 미식축구 선수들도 평균 수명이 일반인보다 짧은 편인데 NFL의 경우 약물 검사를 엄격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미식축구 선수들의 수명이 짧은 것은 약물 남용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확률은 매우 낮지만 마라톤이나 축구와 같이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운동 종목의 선수들이 35살 이전에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으로 돌연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사고는 선수 10만명당 1~3명 수준으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기저 질환 요인이 잠복해 있는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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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을 보면 신체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일부 운동을 제외한 운동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평균 수명이 길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또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고강도 운동은 관절이나 인대를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들이 선수 출신이 아닌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고강도 운동의 중요성이다.  선천적인 문제가 있거나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강도 높은 훈련과 운동은 분명 사람의 신체를 강화시키고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니 여러분들 운동을 합시다. 특히 고강도 운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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