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다이어트

제로음료와는 전혀 다른 무설탕음료, 알고 마시도록 하자

파죨리 2024. 9. 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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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음료에 대해 글을 쓰려고 생각했는데 그에 앞서 일종의 짝퉁(?)에 해당되는 무설탕음료에 대해 먼저 간략하게 이야기해볼까 한다. 칼로리가 0이거나 무시할 정도로 낮은 음료수는 거의 대부분 상표명에 제로(zero)라는 표시를 한다. 반면에 무설탕음료는 그런 표시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설탕음료 못지 않게 칼로리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무설탕음료들이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또 칼로리가 높은 주제에 왜 무설탕음료라고 광고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무설탕음료

 

 

1. 무설탕음료의 정체 

제로 음료가 아니라 무설탕 음료라고 광고하는 음료의 원재료를 살펴보면 매우 높은 확률로 액상과당이 작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다.  과일이 단맛을 내는 이유가 바로 과일에 포함되어 있는 이 과당 때문인데,  과당(果糖)이라는 표현 자체가 과일에 포함되어 있는 당분이라는 뜻이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무설탕음료는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대신 이 과당을 사용하는 음료이다. 

 

2. 과당은 설탕보다 몸에 더 해롭다 

 

우리 몸은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데, 에너지로 활용하고 남은 여분의 포도당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바뀌어 저장된다. 그런데 몸에 저장되는 글리코겐의 양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리코겐이 포화된 후에도 남아 있는 포도당은 최종적으로 지방으로 저장된다. 즉 굳이 지방을 섭취하지 않더라도 포도당을 매우 많이 먹으면 몸에 지방이 생성된다. 


그런데 과당은 포도당과 화학식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에서 바로 에너지로 활용되는 비율이 포도당보다 훨씬 떨어진다. 이 때문에 에너지로 활용되지 않고 먹는 족족  바로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 그래서 과당은 포도당보다 쉽게 글리코겐 포화를 일으키고 여분의 과당은 모조리 지방으로 전환된다. 즉,  같은 양의 포도당 대비 과당이 몸에 더 많은 지방을 생성시킨다. 그러니까 무설탕음료라는 광고를 믿고 이 과당음료를  신나게 마셨다가는 짧은 시간에 뚱보가 되는 기적을 맛볼 수 있다. 


이제 과당이 포도당보다 몸에 안좋은건 알겠는데, 그럼 왜 설탕보다도 몸에 안좋은가? 설탕은 화학적으로 보면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되어 있는 이합체로 몸에 들어오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가 일어난다.  즉 설탕은 포도당 절반 과당 절반이 섞여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같은 중량 대비 과당의 양이 절반이기 때문에 그나마 순수한 과당보다는 덜 해로운 것이다. 

 

3. 굳이 몸에 안좋은 과당을   쓰는 이유?


그럼 단맛을 내기 위해 그냥 설탕을 쓰면 되지 왜 굳이 몸에 더 안좋은 과당을 쓸까? 여기에는 철저한 자본주의의 논리가 개입되어 있다.  일단 과당이 설탕보다 훨씬 당도가 높고 가격도 더 싸다. 원하는 당도를 얻고자 할 때 과당을 사용하면 설탕 대비 재료 단가를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그래서 무설탕음료를 표방하지 않는 음료들도 대부분 감미료로 과당을 사용하고 있다. 과당이 몸에 좋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먹으면 안될만큼 위험한 물질은 아니기 때문에 과당을 사용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걸 무설탕음료라고 굳이 광고를 하는 것이 문제이다. 어쨌거나 설탕을 쓰지 않았으니 무설탕이라는 말 자체는 거짓말이 아니라고 항변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무설탕음료니까 설탕음료보다 몸에 덜 해로울 것이고 생각하고 구매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이런 식으로 광고하는건 분명 양심이 없는 행위이다. 

다행히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는 이런 기만적인 무설탕음료 광고가 많이 사라진 상황이다. 다만 이런 결과는 음료회사가 갑자기 양심적이 되었거나(그럴 리가 있나)  이 사안에 대해 법적/행정적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는 제로 음료 시장이 커지면서 무설탕음료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혹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무설탕음료를 발견했다면 구매하기 전에 반드시 성분을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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