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다이어트

라면에 대한 오해와 진실 - 라면은 운동 후에 먹으면 정말 좋다

파죨리 2024. 9. 25. 20:02
반응형

현재 라면은 아시아권을 넘어 전세계로 인기가 확산중이다. 2020년 이후 세계 라면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라면시장은 여전히 활황을 누리고 있으며 해외 수출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세계 라면 소비량의 추이



이처럼 라면의 인기가 전세계를 강타 중이지만 한국에서 라면은 아직도 몸에 해로운 음식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영양가가 없이 칼로리만 높다던가 방부제와 MSG 범벅이 된 음식이라던가 맵고 짜서 많이 먹으면 위에 구멍이 난다던가;;;;; 시중에는 라면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여전히 퍼져 있으며 몸에는 나쁘지만 싸고 맛있어서 할 수 없이(?) 먹는 정크푸드라는 이미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이미지와 달리 2024년 현재 시중에 팔리고 있는 라면은 의외로 영양 균형도 맞고 칼로리도 적당해서 한끼 식사로 나쁘지 않다. 물론 라면만 계속 먹으면 당연히 몸에 안좋겠지만 가끔씩 먹으면 괜찮은 한끼 식사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라면 이것저것 첨가해서 먹기도 좋기 때문에 맛과 영양도 매우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다. 실제로 라면을 활용한 각종 레시피가 유행하고 있는데 라면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 글에서는 라면에 대한 각종 쟁점을 다루면서 라면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고자 한다. 라면은 특별히 몸에 해로운 음식이 아니며 특히 고강도의 운동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노동/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될 수 있다. 라면에 대해 글을 올리는 개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자세한건 아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1. 라면은 영양은 없는데 칼로리만 높다?

라면 열량은 보통 라면 1개당 450~550칼로리 정도이다. 아래 음식별 열량표를 보면 라면의 열량이 다른 음식 대비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있다. 한국 성인의 1일 권장 섭취 열량이 남성 2500칼로리, 여성은 2100칼로리라는 것을 감안했을때 1끼 식사로 제공되는 라면의 열량은 오히려 권장량보다 적은 편에 속한다. 심지어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류의 라면은 열량이 350칼로리 수준으로 다이어트 음식에 어울리는 열량을 갖고 있다. 실제로 다이어트 라면이라고 광고하기도 한다.

각종 음식의 열량 - 라면의 열량이 특별히 높지 않다


그러면 영양은 어떨까? 2015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권장 영양소 섭취 기준을 근거로 해서 라면의 영양을 살펴보자. 복지부에  따르면 열량 기준으로 3대 영양소의 권장 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55~65%, 단백질 10~20%, 지방 15~30% 이다 . 아래 사진은 한국의 대표적인 라면 중 하나인 진라면 매운맛의 영양 및 성분을 표시한 것이다. 이 사진을 참고해서 진라면 매운 맛의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열량비로 환산해 보면 대략 60:10:30 정도로 나름 복지부의 기준에 부합하는 영양비가 나온다. 진라면 매운맛 뿐만 아니라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라면 대부분이 복지부의 권고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영양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라면이 영양이 부족하다거나 영양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진라면 매운맛의 영양 및 성분

 

참고로 라면에 계란을 풀어서 먹으면 영향 균형이 훨씬 좋아진다. 계란 1개의 열량은 70~80칼로리 수준이기 때문에 섭취 열량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라면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또 같은 단백질이라도 라면에 포함된 단백질보다 계란의 단백질이 질적으로 훨씬 훌륭하다. 그러니  혹시나 계란이 있다면 라면을 끓일 때 주저하지 말고 넣도록 하자. 계란 대신 치즈나 만두, 참치 등을 넣어도 꽤 괜찮은 영양 균형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떡라면은 영양적인 관점에서 보면 탄수화물만 더 추가된 것이기 때문에 맛과 별도로 영양 균형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 

 

최근에는 라면의 면이 노란색으로 보이도록 면에 비타민 B2(리보플라빈)를 첨가하고 있다. 영양과 비주얼 두가지 관점에서 첨가하는 것인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진라면 매운맛의 면에도 비타민 B2가 포함되어 있다. 또 신라면처럼 비타민 B2 대신 비타민E(토코페롤)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다. 


2. 라면에는 방부제와 MSG가 잔뜩 들어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라면에는 방부제와 MSG가 모두 들어있지 않다. 라면의 유통기한이 보통 5개월이기 때문에 간혹 방부제가 첨가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현재 출시되는 라면의 수분 함량은 미생물 번식조건인 12%보다 한참 낮은 4% 수준이기 때문에 미생물이 생장하지 못한다.  오히려 방부제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라면의 유통기한이 5개월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5개월 이상 지나면 지방의 산패가 발생하고 변질되니까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라면은 아까워하지 말고 바로 버리도록 하자. 

 

과거에는 라면의 스프에 MSG를 첨가했으나 현재는 MSG를 첨가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라면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 상당히 많은 첨가제를 사용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위의 사진에 있는 진라면 매운맛의 스프 성분을 봐도 이름만 봐서는 뭔지 알기 힘든 갖가지 재료가 첨가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자연히 라면 제조 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그나마 맛이라도 좋으면 모르겠지만 오히려 MSG를 첨가했던 과거의 라면보다 맛이 없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MSG가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잘못 알려지면서 벌어진 해프닝인데,  MSG가 무해한 것으로 확인된 현재 시점에서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라면에 다시 MSG를 첨가해서 맛을 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3. 라면은 소화가 잘 안된다?

이는 라면의 문제가 아니라 체질의 문제, 유전의 문제로 봐야 한다. 라면의 면의 주원료인 밀가루는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데 사람에 따라 이 글루텐의 소화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오랫동안 밀을 주식으로 삼았던 서양 사람 보다는 동양 사람 중에 이런 경우가 많다. 즉, 라면이 소화가 잘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밀가루 자체에 대한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사람들은 빵이나 칼국수 등의 다른 밀가루 음식도 소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따라서 라면이 특별히 소화가 안되는 음식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있다. 
 

4. 라면에는 나트륨이 너무 많이 들어있다?

나트륨 과다섭취에 대한 우려는 라면에 대한 여러가지 부정적인 이야기 중 거의 유일하게 일리가 있는 사안이다. 라면 1개에는 보통 1700~1900㎎ 정도의 나트륨이 들어 있으며 대부분은 국물에 포함되어 있다. 이 정도의 양은 하루 나트륨 권장량의 80~90%에 육박하기 때문에 라면을 많이 먹게 되면 나트륨 과다섭취를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라면을 먹을 때 국물을 다 먹지 말라고 권장하는데, 라면 맛은 국물 맛이기 때문에 국물을 섣불리 버리자니 아깝게 느껴진다. 라면을 너무 자주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나트륨 때문인데, 혹시나 국물을 절반 이상 버릴 수 있다면 좀더 자주 먹어도 된다. 

 

그런데 사실 라면의 나트륨양은 다른 음식에 비해 특별히 많은 편은 아니다. 2015년 발행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영양성분 자료집에 따르면 외식에서 섭취하는 나트륨 양은 짬뽕 4000㎎, 우동 3400㎎, 냉면 3100㎎, 육개장 2800㎎, 간짜장 2700㎎ 등으로 라면에 비해 훨씬 높다. 심지어 외식으로 먹는 음식에는 MSG도 상당히 많이 첨가되어 있다. 따라서  라면으로 인한 나트륨 과다섭취는 분명 조심해야 되지만 이 문제를 가지고 라면만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 격렬한 운동이나 장시간 노동 후에는 나트륨이 풍부한(?) 라면을 먹으면 좋다
 
라면에 나트륨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때로는 장점으로 작용하는데, 땀을 많이 흘린 후에는 라면이 훌륭한 영양분의 보충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격렬한 운동이나 장시간의 노동, 사우나, 등산 등을 한 후에는 회복을 위해 탄수화물과 수분 및 나트륨을 비롯한 전해질을 충분히 보충해 주어야 하는데 라면에는 이와 같은 회복에 필요한  성분이 거의 모두 포함되어 있다.

 

땀을 많이 흘린 후에 라면을 먹을 때는 당연히 나트륨 과잉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그냥 국물까지 맛있게 먹으면 된다. 다만 땀을 많이 흘리고 지쳐 있는 상황에서는 소화능력도 약해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맵고 자극적인 라면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