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이슈

욜로(YOLO)는 저물고 파이어(FIRE)가 뜨고 있다

파죨리 2024. 9. 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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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화두를 꼽자면 욜로와 파이어일 것이다. 21세기 초에는 YOLO가 열풍을 일으켰는데 이후 확인된 욜로의 실상(?)으로 인해 2024년 현재는 FIRE가 새로운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면서 변화되고 있는 젊은이들의 가치 인식을 알아본다. 


1. 초고령사회의 대두로 몰락해 버린 욜로 

21세기 초반의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화두중 하나가 욜로였다. You Only Live Once. 원래 욜로는 '후회없는 삶을 살자', '계속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살자'와 같이 그냥 젊은이들에게 어울리는 무난한 이야기였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세속적으로 변질되었다. 어차피 인생은 한번 사는 거고 금방 갈건데 뭐하러 아둥바둥 살아? 젊을 때, 즐길 수 있을 때 할거 하고 쓸거 쓰고 살자. 굳이 피곤하게 돈을 모으고 미래를 바라보지 말고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  내 인생의 황금기에 진짜 멋있게 살자.


나름 설득력이 있다. 따질거 다 따지면 내 주제에 언제 유럽 여행을 가고 언제 스포츠카를 살 수 있을까? 나이 90에 스포츠카가 무슨 의미가 있고 유럽 여행이 무슨 의미가 있나?  젊을 때 이런걸 해봐야 되지 않을까?  인류가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젊음과 가능성은 중요한 화두였다.  2000년전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주창했는데,  욜로와 똑같지는 않아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욜로가 유행했는데, 중요한 건 결과이다.  그래서 10년 후 욜로를 외쳤던 사람들이 어떻게 됐을까? 아래 영상을 참고하자.



욜로를 추구했던 사람들의 현황

인간의 평균 수명이 50살이라면 욜로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수명이 짧다면 굳이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2024년 현재 한국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80을 넘어가고 있다. 2030년이 되면 한국 여성들의 평균 수명이이 90살이 될거라고 한다.  길게 잡아서 40대 중반까지는 생활력이 있으니 할거 하면서 살 수 있겠지만 더 나이 들면 어떻게 할거야? 당신이 70살이 되서도 욜로를 할 수 있을까?   욜로를 추구하는 누구도 이에 대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고 대부분은 그런 문제는 그냥 그 때가 오면 생각하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욜로 1세대에게 2024년은 그 때가 온 시점이고 결과는 위의 영상에 잘 나와 있다.  그 때가 왔는데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욜로가 표방하는 가치가 참 멋있다고 느꼈는데 막상 10년쯤 지나고 나니 이게 빛좋은 개살구라는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2. 행복한 노후를 꿈꾸는 파이어족

 

욜로의 좋지 않은 결과를 보면서 새롭게 대두된 것이 파이어이다. Finacial Indipendance and Retire Early.  인간 수명이 80을 넘은 상황에서는 젊었을 때 폼나게 사는 것보다 나이 들었을 때 비참하게 죽지 않는게 더 중요해졌다  일할 수 있는 시기에 소비와 쾌락에 치중하면 나이 들어서 고생하니까 이와 반대로 젊은 시기에 절약과 저축 재테크 등을 통해 최대한 돈을 빨리 모아서 경제적 자유를 얻은 후 빨리 은퇴하자는 것이 파이어의 본질이다.  전성기 10여년 정도의 기간동안 바짝 돈을 벌어서 평생을 먹고 사는 스포츠 선수들의 마인드를 일반 사람들에게 적용한 것이다. 

 

노후를 생각하는 측면에서 분명 욜로보다는 현실적이지만 파이어도 그렇게 만만치는 않다. 일단 파이어는 혼자 살거나 딩크 부부일 경우에만 가능한 전략이다. 한국의 현실에서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면 파이어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거의 죽을 때까지 돈걱정을 해야 될 것이다. ㅠㅠ 

다행히(?) 파이어가 가능한 상황이라도 돈을 잘 벌고 잘 모아야 하는데 이게  그리 만만치 않다. 일단 소비를 최소화해야 되고 안정된 수입원이 필요하며 보통 월급만으로는 조기 은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재테크가 필수이다. 

 

3. 나는 어떤 파이어가 어울릴까?

파이어도 다 같은 파이어가 아니다. 대략 5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 Lean FIRE : 이름처럼 가늘고 길게 가는 파이어이다.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저축을 생활화하며 은퇴 후에도 절약하는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가능한 방식이다. 2022년 한국의 1인가구 중위소득이 195만원이고 상위 65%에 해당되는 소득이 125만원이다. 이 정도의 소득으로도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2024년 시점으로 10억원 정도를 모으면 은퇴가 가능하다. 물론 이는 물가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향후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필요한 돈은 더 늘어날 것이다.

 * Barista FIRE : Lean FIRE의 파생형으로 은퇴 후에도 소소하게 일을 하면서 소득과 일에 대한 보람을 계속 추구하는 것이다. 주로 가게 알바를 하거나 자신의 취미를 부업으로 삼는다. 

 * Coast FIRE : 높은 월급을 받거나 투자를 통해 충분한 자산을 모은 후에 조기에 은퇴하는 것이다. 저작권 수입이나 부동산 임대 수입처럼 계속 노력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돈을 버는 수단을 갖고 있다면 이 코스트 파이어가 가능하다. 
 
 * Fat FIRE : 경제적 걱정 없이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파이어이다. 애초에 금수저로 태어났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매우 많은 경우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적이지는 않다.

 * Slow FIRE : 나이 들면 일의 양을 줄이되 일 자체는 계속 하면서 적정 시기에 은퇴하는 것이다. 주로 전문직이나 잘나가는 자영업자처럼 정년이 없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파이어이다.

대부분의 파이어족은 바리스타 파이어나 코스트 파이어를 희망할 것으로 생각된다. 파이어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파이어를 추구하는 것인데 빨리 은퇴할 욕심에 도박성의 모험적인 투자를 하거나 과도한 노동으로 몸과 정신을 망치게 되면 오히려 노후가 더 불행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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