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의 치과 이야기

광고에 자주 나오는 '정품 임플란트'의 정의가 뭘까?

파죨리 2024. 12. 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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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광고를 보다보면 '정품' 임플란트 라는 표현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광고 때문인지 치과에서도 가끔 '여기는 정품 임플란트 심는 치과 맞죠?'라고 물어보는 환자가 있어서 당황하게 된다. 굳이 정품을 운운하는 것을 보면 정품이 아닌 짝퉁이나 가짜 임플란트도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런 광고를 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정품이 아닌 임플란트가 뭔지 궁금하다. 

정품(?) 임플란트를 심는다는 광고

 

 

현재 치과에서 사용되는 임플란트는 모두 식약청에서 허가를 받은 것이다. 그리고 장기간의 검증을 통해 실제 임상에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치료효과가 좋다는 것이 입증된 것들이다. 치과를 몇달 하다가 접을거라면 몰라도 계속해서 그 자리에서 환자를 볼 생각이라면 어떻게 검증되지 않은 임플란트를 사용할 수 있을까? 혹시라도 이상한 임플란트를 심었다가 탈이 나면 책임은 모두 치과의사가 져야 될텐데, 바보이거나 정신적 문제가 있지 않은 한 그런 임플란트를 사용할 리가 없다. 즉, 임플란트 시장은 애초에 짝퉁이나 가짜가 들어올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한국은 임플란트 제조 강국 중 하나로 현재 치과에서 시술되는 임플란트는 대부분이 국산이다. 물론 독일산이나 스위스산 같은 외국산 임플란트도 있는데 치료비가 상당히 비싼데다가 국산 임플란트의 가성비가 너무 훌륭하기 때문에 굳이 외국산 임플란트를 심는 치과는 많지 않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도 임플란트를 제조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나라의 임플란트를 사용하는 치과의사는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굳이 정품 임플란트라고 광고를 하는 이유가 뭘까? 내 짐작으로는 이런 광고들이 보통 매우 싼 시술비를 전략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싸게 심는다고 이상한 임플란트를 사용하지 않아요'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러는 것 같다. 

 

치료비를 싸게 받겠다는 것을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뭐든지 너무 싼건 모두 싼 이유가 있지만 굳이 여기서 그런 이야기를 꺼내서 논란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다만 정품 임플란트같은 표현으로 잘못된 임플란트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처럼 환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짓은 좀 안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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