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발기부전계의 대표주자인 비아그라나 시알리스와 좀 다른 원리로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영국 푸트라(Futra)사의 에록손에 대해 알아보자.
에록손의 주성분은 니트로글리세린이다. 이 니트로글리세린은 폭발성이 강해서 폭약 제조에 사용되며 다이너마이트와 노벨상으로 유명한 노벨과 매우 친한 물질이기도 하다. 이런 위험한 물질을 어떻게 발기부전 치료제로 쓰는 걸까?
특이하게도 이 니트로 글리세린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협심증 치료, 정확하게는 협심증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키는데 많이 사용한다. 물론 의료용으로는 폭발하지 않을 수준의 미량을 사용한다. 이 혈관 확장 기능을 발견하게 된 것도 노벨 덕분인데, 노벨 화약공장에 다니던 협심증을 앓는 근로자가 회사에선 멀쩡한데 집에 오면 협심증이 재발하는 이유를 조사하다가 밝혀지게 된 것. 노벨 본인도 말년에는 협심증 때문에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했다.
발기부전의 치료 역시 음경 내의 혈관 확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전 글에서 보았듯이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PDE-5라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서 음경해면체 동맥을 확장시켰다. 하지만 에록손은 PDE-5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혈관 확장에 필요한 산화질소(NO)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한다.
다만 니트로글리세린은 비아그라처럼 그냥 먹을 경우 위산과 섞이면서 효과가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협심증 치료용으로 쓰이는 니트로글리세린도 먹는게 아니라 혀 밑에 놓아두거나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태로 출시되고 있다. 헉, 피부에 붙인다고? 그렇다. 니트로글리세린은 피부를 통해 흡수가 잘 되는 물질이며 에록손은 니트로글리세린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서 음경에 발라 혈관 확장을 시도하는 약이다. 사실 니트로글리세린을 도포해서 발기 부전을 치료하는 연구는 이미 1990년대부터 진행되었는데 제대로 제품화된 것은 에록손이 처음이며 2023년에 미국 FDA 승인도 받았다. 참고로 니트로글리세린은 치질의 치료에도 사용되는데 연고 형태로 되어 있어서 환부에 바르면 괄약근 주변의 혈관을 확장시켜 치질 증상을 완화시킨다.
그렇다면 에록손의 효과는 어떨까? 임상실험에서 에록손은 발기부전환자의 85% 정도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 90% 정도의 효과를 보여주는 비아그라 계열의 약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보면 효과율이 70% 정도로 확실히 비아그라보다는 효과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바르는 약이기 때문에 10분 이내에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는 대신 지속시간이 30분 정도이다. 비아그라가 약 4시간, 시알리스가 약 24시간의 지속시간을 보이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짧은 편. 강직도 측면에서는 아직 확실한 데이터가 없지만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시알리스와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처럼 에록손은 비아그라 계열의 약에 비하면 효과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먹지 않고 바르는 약이기 때문에 확실히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특히 비아그라 계열 약을 사용할 수 없는 심장질환 환자들에게는 유용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에록손의 주요 부작용으로는 알러지나 작열감(물파스를 발랐을 때처럼 뜨거운 느낌) 정도가 있다. 니트로글리세린은 섭취하거나 냄새를 맡을 경우 두통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는데 에록손은 연고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에록손은 아직 한국에는 정식수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입을 하려면 해외 직구를 이용해야 된다. 다행히 미국 영국을 비롯해서 에록손을 팔고 있는 국가에서는 에록손을 처방전이 필요 없는 OTC로 팔고 있기 때문에 직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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